현지의 분위기와 함께 음식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싱가포르 여행에서 꼭 가봐야 할 맛집 5곳
싱가포르 여행에서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는 단연 음식입니다. 다문화 도시답게 다양한 민족의 요리가 공존하고, 맛과 향, 분위기 모두가 굉장히 풍성한 곳이에요. 저는 이번 여행을 통해 여러 맛집을 다녀왔고, 그중에서 가장 좋았던 다섯 곳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단순히 음식이 맛있다는 것뿐 아니라, 여행 중의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만한 장소들로 골라봤어요.
1. 라우 파삿 (Lau Pa Sat) – 저녁이면 사테 거리로 변하는 살아있는 야시장
먼저 소개하려는 곳은 싱가포르 중심가에 위치한 호커센터인 ‘라우 파삿’이에요. 낮에는 다양한 로컬 음식들이 모여 있는 실내 푸드코트 느낌이지만, 저녁 7시가 넘으면 이 공간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뀌게 됩니다. 푸드센터 앞 도로가 닫히고, 그 자리에는 줄줄이 사테 노점이 등장하면서 진짜 싱가포르다운 야시장 분위기가 시작돼요. 이곳에서 꼭 먹어봐야 할 메뉴는 바로 ‘사테’예요. 숯불에 구운 고기 꼬치를 고소한 땅콩 소스에 찍어 먹는 음식인데, 닭, 양, 소고기뿐 아니라 새우까지 종류가 다양하고, 숯불향이 진하게 배어 있어서 아주 맛있습니다. 여러 명이 함께 가면 다양한 꼬치를 시켜서 나눠 먹기에 정말 좋아요. 현지인과 관광객이 섞여 있는 그 분위기 속에서, 서늘한 저녁 바람을 맞으며 맥주 한 잔과 함께 사테를 즐기는 순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여행 체험이 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위생이 중요하신 분들께는 비추입니다.
2. 송파 바쿠테 (Song Fa Bak Kut Teh) – 후추향 깊은 국물로 속을 풀 수 있는 곳
두 번째로 소개하려는 맛집은 ‘송파 바쿠테’입니다. ‘바쿠테’라는 음식이 생소할 수도 있지만, 알고 보면 굉장히 친숙한 메뉴예요. 돼지갈비를 넣고 후추, 마늘 등 향신료를 넣어 푹 끓인 맑은 탕인데, 싱가포르식 바쿠테는 특히 시원한 국물이 특징입니다. 송파 바쿠테는 체인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저희 가족은 차이나타운 근처에서 다녀왔어요. 맛이나 분위기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기본 메뉴인 바쿠테와 함께 흰쌀밥, 절인 채소, 유부 튀김 등을 곁들여 먹으면 완벽한 한 끼가 됩니다.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향이지만, 오히려 몇 번 먹다 보면 속이 편해지고 생각나는 맛이에요. 비 오는 날이나 몸이 살짝 피곤한 날,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하고 싶을 때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
3. 점보 시푸드 (Jumbo Seafood) – 칠리크랩의 정석
싱가포르 대표 음식 중 하나인 ‘칠리크랩’을 맛보고 싶다면, ‘점보 시푸드’는 꼭 들러야 하는 식당입니다. 제가 다녀온 곳은 클락키 강변에 있는 지점이었는데, 분위기도 좋고 접근성도 편리해서 여행 코스 중간에 넣기 좋았어요. 칠리크랩은 크랩(꽃게)을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칠리소스에 푹 담가 조리한 요리예요. 살이 꽉 찬 게를 손으로 뜯어 먹는 재미가 있었어요. 근데 미리 예약을 하면 과자를 주시는 것 같았는데, 저희 가족은 평일 저녁에 워크인을 해서 받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예약 이벤트가 있을 수 있으니 미리 알아보시면 좋을 듯 해요. 손에 장갑을 끼고, 직접 게 껍데기를 발라가며 먹는 식사라 조금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과정 자체가 하나의 경험으로 기억에 남아요. 특별한 날, 혹은 싱가포르 여행에서의 메인 디너로 아주 잘 어울리는 곳입니다.
4. 홀리크랩 (HolyCrab) – 트렌디한 분위기에서 즐기는 색다른 해산물 요리
좀 더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분위기에서 싱가포르 해산물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홀리크랩’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곳은 전통적인 스타일보다 조금 더 퓨전스럽고 창의적인 요리 구성이 돋보이는 곳이에요. 내부 인테리어도 세련되고, 젊은 현지인들이 데이트나 친구 모임 장소로 많이 찾는 느낌이었어요. 전통적인 칠리크랩은 물론이고, 트러플 오일을 곁들인 리조또나 감칠맛 나는 새우 요리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고, 신선한 해산물에 집중하면서도 소스나 조리 방식에서 독창성이 느껴졌어요. 무겁지 않게 즐기고 싶은 해산물 디너, 혹은 전통 음식과는 다른 분위기를 느끼고 싶을 때 홀리크랩은 매우 좋은 선택지였습니다.
5. 아쿤 카야 토스트 (Ya Kun Kaya Toast) – 싱가포르 아침의 정석
마지막으로 소개하려는 곳은 ‘아쿤 카야 토스트’입니다. 싱가포르의 전통 아침 식사인 카야 토스트와 반숙 계란, 그리고 코피(싱가포르식 커피)를 가장 정석으로 즐길 수 있는 체인입니다. 카야는 코코넛과 계란, 설탕 등을 섞어 만든 달콤한 잼인데, 얇고 바삭하게 구운 토스트 사이에 차가운 버터와 함께 발라져 나와요. 달콤한 카야 잼, 짭짤한 버터, 바삭한 식감이 어우러진 조합이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함께 나오는 반숙 계란은 살짝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테이블에 비치된 간장과 후추를 살짝 넣어 함께 곁들이면 고소한 맛이 더해져서 색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어요. 코피도 진하면서 살짝 단맛이 있어서, 한국식 커피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아쿤은 싱가포르 전역에 매장이 있어서 접근성도 좋고, 웬만한 쇼핑몰이나 쇼핑몰 근처에 있더라구요. 호텔 조식보다 현지 아침을 느끼고 싶다면 이곳만큼 좋은 선택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여행에서 거리의 공기, 식당 안의 분위기, 음식의 향까지 모든 것이 기억에 남았고, 그 중에서도 위 다섯 곳은 싱가포르라는 도시의 다양성과 매력을 가장 생생하게 전해주는 곳들이었어요.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다면, 위 맛집들을 일정에 한두 곳씩 넣어보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같은 음식을 다른 곳에서도 한 번 더 먹어보면서 싱가포르의 음식 문화가 얼마나 풍부한지를 직접 느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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