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5시쯤, 대전 신세계에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를 보고 난 뒤에 대전 갑천을 따라 걸어서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갑천을 왼쪽에 두고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는데, 옆에 황조롱이가 앉아있는 것을 보았다. 놓칠새라 얼른 사진을 찍었는데, 폰 앨범에 들어간 순간 날아가버렸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녀석의 갈색 몸이었다. 멧비둘기와 비슷한 크기와 느낌인데 더 갈색이고 발이 노랗고 포스가 있어보였다. 높은 곳에 앉아 서 관망하는 모습이 날카로워 보였다. 저 작은 체구 어디에서 저런 포스가 나오는지 신기하고 멋있었다. 기억에 남기고 싶어 황조롱이에 대해 몇 가지 정보를 찾아보았다. 1. 우리나라의 소중한 천연기념물 황조롱이는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 제323-8호로 지정된 귀한 몸이다. 매목 매과에 속하는 맹금류로, 도심에서도 종종 보이지만 엄연히 국가의 보호를 받는 소중한 존재다. 2. 공중에 멈춰 서는 정지 비행의 고수 황조롱이의 주특기는 호버링이라 불리는 정지 비행이다. 바람을 타고 공중에서 날갯짓을 하며 한곳에 딱 멈춰 서서 지상의 먹잇감을 노리는 기술이다. 3. 발톱과 시력 황조롱이의 발톱은 쥐, 개구리, 작은 새 등을 한 번에 낚아채기 위해 최적화되어 있다. 시력 또한 사람보다 몇 배는 좋아서 높은 하늘에서도 풀숲 사이의 작은 움직임을 정확히 포착한다고 한다. 보통 맹금류라고 하면 깊은 산속에만 살 것 같지만, 황조롱이는 아파트 베란다나 고층 빌딩에도 둥지를 틀 만큼 사람과 가까운 곳에 살기도 하는 듯 하다. 황조롱이를 보고 난 뒤 유튜브에서 찾아보니 베란다에서 둥지를 튼 모습과 울음소리를 들어볼 수 있었다. 낮은 울음 소리일 줄 알았는데, 뭔가 가볍고 귀여운 느낌이었다. 단순한 산책길이었지만 황조롱이를 직접 마주하니 하루가 특별하게 마무리된 기분이었다. 다음에는 앞 모습도 볼 수 있으면 좋겠고, 다음에 다시 갑천을 걸을 때도 또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오사카성 주변 산책하다 만난 알락할미새 오사카성 주변을 천천히 걷고 있었는데, 바닥을 따라 빠르게 걸어 다니는 작은 새가 눈에 들어왔다. 너무 작디작고 귀여웠다. 저번에 양평 근처에서 할미새를 이미 봤던지라, 보자마자 딱 알아봤다. 검은색, 흰색, 회색이 섞인 또렷한 색깔에 꼬리가 유난히 길고 계속 위아래로 까딱까딱 움직이고 있었다. 혹시 몰라 검색을 다시 해보니, 알락할미새였다. 이 새는 회색과 하얀색이기도 하고 굉장히 작아서 특별하다. 전체적으로 대비가 뚜렷해서 멀리서도 눈에 잘 띈다. 무엇보다 긴 꼬리를 계속 흔드는 행동이 인상적이다. 걸음도 독특해서 통통 뛰기보다는 빠르게 ‘종종종’ 걸어 다니는 느낌. 알락할미새는 물가를 좋아하는 새라서 강, 연못, 성 주변 해자 같은 곳에서 자주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오사카성 주변 환경이 딱 맞는 느낌이었다. 먹이는 주로 곤충이라서 땅 위를 돌아다니면서 작은 벌레를 찾아 먹는다. 그래서 이렇게 바닥을 계속 돌아다니고 있었던 것 같다. 일본에서는 비교적 흔한 새라서 도심 공원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작은 새였는데, 잠깐 멈춰서 보니까 움직임 하나하나가 꽤 귀여웠다. 오사카성을 배경으로 두고 이렇게 작고 귀여운 새를 관찰하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날 산책이 조금 더 오래 기억에 남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