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여행 하루 일정 코스 추천
싱가포르는 작지만 굉장히 밀도 높은 도시예요. 관광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주요 명소 간 이동 동선도 효율적이라 짧은 시간 동안도 많은 걸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자연과 도시, 음식과 문화가 공존하는 이 도시를 천천히, 그러나 알차게 둘러볼 수 있는 하루 일정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아래 일정은 제가 가족과 함께 다녀온 하루 코스를 기준으로 구성한 내용이에요.
아침은 로컬 아침식사로 시작해요
싱가포르 여행의 아침은 현지인처럼 카야 토스트로 시작하면 좋아요. 대표적인 로컬 체인인 야쿤 카야 토스트나 토스트 박스 같은 곳에 가면, 바삭하게 구운 토스트에 카야 잼과 차가운 버터를 곁들인 단짠 조합을 맛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반숙 계란 두 개와 코피(Kopi, 싱가포르식 진한 커피)를 함께 주문하면 싱가포르 사람들이 매일 아침 먹는 전형적인 조식 세트가 완성돼요. 야쿤은 오차드, 마리나 베이 샌즈, 창이공항 등 여러 곳에 지점이 있어서 숙소에서 가까운 매장을 선택하면 됩니다. 오전 8시에서 9시 사이에 방문하면 비교적 여유 있는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어요. 식사를 마친 후에는 마리나 베이 지역으로 이동해요. MRT를 타면 쉽게 갈 수 있고, 날씨가 좋다면 강변을 따라 산책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이른 아침의 마리나 베이는 관광객이 많지 않아 조용하고 맑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멀라이언 파크에서는 싱가포르의 상징인 머라이언 동상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독특한 외관도 눈에 담아보면 좋습니다.
점심과 오후는 호커센터와 문화 구역을 함께 돌아봐요
마리나 베이에서 점심 장소로 이동할 때는 MRT나 도보로 차이나타운 근처까지 가보는 걸 추천해요. 이 지역에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유명한 호커센터 중 하나인 맥스웰 푸드 센터가 있어요. 대표 메뉴는 하이난식 치킨라이스인데요, 특히 티엔티엔 치킨라이스(Tian Tian Hainanese Chicken Rice)는 앤서니 보데인도 극찬했던 맛집으로 유명합니다. 줄이 긴 편이지만 회전이 빨라서 오래 기다리지 않고도 식사할 수 있어요. 그 외에도 볶음면, 로티 프라타, 생과일 주스, 디저트 등 로컬 음식이 다양하게 있어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여러 메뉴를 나눠 먹기 좋아요. 호커센터는 저렴한 가격으로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어서 부담 없이 싱가포르 음식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밤이 되면 이 근처에는 사테 거리도 열리기 때문에, 저녁 시간대에 들러 꼬치구이를 즐겨도 괜찮아요. 점심을 마친 후에는 차이나타운 거리나 근처의 불아사 같은 전통 사찰, 오래된 상점들을 걸어보며 현지 분위기를 느껴보면 좋습니다. 시장 골목은 천천히 둘러보기에 좋고, 싱가포르 특유의 다문화적인 느낌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어요. 혹시 차이나타운 대신 리틀 인디아나 아랍 스트리트를 선택하고 싶다면 일정에 따라 이동해도 괜찮아요. 단, 하루 일정에는 한 곳만 집중적으로 보는 것이 더 여유로운 여행이 됩니다.
저녁 전에는 자연과 도심이 만나는 가든스 바이 더 베이로 가요
오후 늦게는 다시 마리나 베이 근처로 돌아와서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 들러보면 좋아요. 이곳은 도시 한가운데 위치한 거대한 식물원이에요. 실내 온실 두 곳(클라우드 포레스트와 플라워 돔)과 야외 수퍼트리 그루브로 구성돼 있습니다. 클라우드 포레스트는 인공 안개와 시원한 폭포, 열대 식물들이 어우러진 유리 돔 정글 같은 공간이에요. 외부보다 온도가 낮고 쾌적해서 무더운 싱가포르 날씨에 잠시 쉬어가기 딱 좋습니다. 플라워 돔은 계절마다 테마가 바뀌는 꽃과 정원이 꾸며져 있어요. 전시 시기마다 분위기가 달라져서 두 번 이상 가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관람을 마친 후에는 수퍼트리 그루브 아래에서 라이트 쇼를 감상할 준비를 해요. 라이트 쇼는 매일 저녁 7시 45분과 8시 45분 두 차례 열리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요. 음악과 조명이 어우러져 꽤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되기 때문에, 하루의 감성을 마무리하기에 아주 좋은 경험이에요. 돗자리나 얇은 깔개가 있다면 수퍼트리 아래에 앉거나 누워서 편하게 감상할 수 있어서 더 좋습니다.
하루의 마무리는 클락키에서 여유롭게 해요
마지막 일정은 클락키에서 마무리해요. 클락키는 강을 따라 식당과 바가 줄지어 있는 야경 명소예요. 저녁이 되면 조명이 켜지고 음악이 흐르면서 싱가포르의 밤을 가장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식사는 점보 시푸드 같은 레스토랑에서 칠리크랩을 즐기거나, 사테 거리에서 꼬치구이를 먹는 것도 좋아요. 해산물을 좋아한다면 다양한 시푸드 식당 중 한 곳을 골라 여유 있게 저녁 식사를 해보는 걸 추천해요. 클락키에는 분위기 좋은 바와 카페도 많아서, 식사 후 잠깐 산책을 하거나 음료 한 잔으로 하루를 정리해도 좋습니다. MRT와 연결되어 있어서 숙소로 돌아가는 데도 어렵지 않아요. 하루 일정으로는 꽤 많은 곳을 다닌 셈이지만, 도보와 MRT를 이용하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코스입니다. 도시, 자연, 전통, 음식을 두루 경험하고 나면 하루지만 꽉 찬 여행을 한 듯한 만족감이 남게 됩니다.
싱가포르는 짧은 일정 속에서도 다양한 테마를 경험할 수 있는 도시입니다. 이번 코스는 각 장소에서 여유 있게 머무르며 도시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하루 일정이에요. 빠르게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여행보다, 적당한 템포로 즐기는 여행을 원한다면 이 일정을 참고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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